ChatGPT에 화들짝 놀란 빅테크 기업들의 움직임
OpenAI의 chatGPT의 등장으로 인해 많은 일들이 급격하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그 가운데 주목할만한 사건들을 몇가지 뽑아 봤습니다.
- 마이크로소프트 ChatGPT를 검색엔진 Bing에 도입
Google 검색에 밀려 빛을 못 보고 있던 Bing에 OpenAI의 chatGPT가 적용되었습니다. 검색시장의 판도 변화가 예상되며 마이크로소프트는 검색 외에도 자사 제품 곳곳에 관련 기술을 접목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 Google이 chatGPT 대항마로 Bard를 발표
chatGPT의 파급효과가 생각보다 커져서 얼마전 사내에 적색경보를 발령했던 Google이, 얼마 전 내부 직원의 폭로로 의식이 있는 것으로 의심되었던 LaMDA 모델을 기반으로 한 Bard를 조만간 출시할 것이라고 발표했습니다. 발표 때 Bard가 엉뚱한 답을 내놓는 바람에 당일 Google의 주가가 폭락하기도 했었죠.
- Naver가 SarchGPT 를 상반기 내 출시 계획 발표
국내 최대 검색 포털 네이버는 한국어에 특화된 서비스로 내놓을 예정입니다. 아무쪼록 혁신적인 기능들을 탑재해서 해외 검색엔진들이 바짝 긴장할 수 있도록 해 주길 기대합니다.
- Baidu도 chatGPT와 유사한 'Ernie bot'이라는 인공지능 챗봇 출시 계획 발표
중국 최대의 검색엔진 및 포털 기업인 바이두도 역시 뛰어 들었네요. 거의 비슷한 시기에 알리바바도 비슷한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쇼트트랙에서 초반에 천천히 움직이다가 몇 바퀴 남겨놓고 한 선수가 냅다 앞으로 나서기 시작한 상황 같습니다. chatGPT가 완벽한 서비스는 아니지만 일반인들에게도 어필될 정도로 '스타성'을 갖고 있다 보니 위기의식을 느낀 다른 빅테크 기업들이 급하게 나도나도 하면서 뛰어 드는 국면인 것이죠. 이렇게까지 '허둥거리는 모습'을 본 적이 있었던가 싶기도 합니다. 그것도 여러 업체들이 다 한꺼번에 말이죠. 작년 Adobe가 무려 200억 달러 (한화 28조 가량)을 들여 Figma라는 호주 스타트업을 인수했을 때 보였던 다급함이 찐하게 느껴지네요.
개인적으로는 META(구 Facebook)의 향후 움직임이 기대됩니다. 얀르쿤이라는 AI 대가께서 이 회사의 AI 연구를 진두지휘하고 있고 최근까지도 주목할만한 대규모 언어 모델들을 지속적으로 공개해왔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OPT (Open Pretrained Transformer), Sphere, Galactica 같은 것들 말입니다.
chatGPT와 관련된 불편한 진실들
chatGPT가 대단하고 실생활에 활용될 여지가 많은 멋진 서비스임에는 두말할 여지가 없을 것 같습니다. 다만... AI에 어느 정도 이해도가 있는 사람들만 접근하는 것이 아니라 배경 지식이 부족한 많은 사람들이 직접 접하는 서비스이다보니 유의해야 할 사항들이 있는 것 같습니다. 몇 가지 예로 들면 다음과 같습니다.
chatGPT는 사실만 말한다?
그렇지 않습니다. 인공지능은 수많은 정보를 학습하긴 했지만 모든 것을 다 아는 것은 아니며 결과적으로 항상 사실만을 얘기하진 않습니다. 아는 척 한다고 말하는 것이 더 맞겠죠. chatGPT 또한 예외는 아닙니다. 이렇게 인공지능이 틀린 내용을 사실처럼 말하는 것을 '할루시네이션(환각)’ 이라고 부릅니다.
chatGPT는 이루다처럼 오염(?)되지 않는다?
스타트업 스캘터랩의 챗봇 '이루다'가 공개되고 얼마되지 않아 사용자들의 부적절한 발언과 사용 패턴을 학습하는 바람에 성희롱, 혐오, 개인정보 유출 등의 이슈가 발생했고 이 때문에 서비스를 잠정 중단했던 사례가 있었습니다. 그때의 일을 교훈삼아 'AI 챗봇 윤리 준칙'을 수립하고 유사한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만들어 다시 서비스를 재개했다고 하죠.
chatGPT는 공개 후 상당기간 동안 앞서의 이런 문제를 잘 피해가도록 필터링 되어 있다는 평을 들었습니다. 이슈가 될만한 왠만한 정치나 경제, 인종차별 등에 대한 질문은 답변할 수 없다고 하면서 말이죠.
그런데, 최근 Reddit에 올라온 글을 통해 OpenAI의 정책을 위반하는 콘텐츠를 생성할 수 있는 방법이 소개되었습니다. chatGPT에게 DAN (Do Anything Now)이라는 이름을 가진 분신을 만들도록 하고 이를 위협하는 방식을 쓴 것인데 제가 본 것의 버전이 5.0이니 이런 시도가 실제로 시작된 것은 제법 됐을 것 같습니다. ( 글)
chatGPT와 관련된 논쟁들
그외에 chatGPT로 인한 다양한 논쟁들이 있는데 몇 가지만 적어 보겠습니다.
논문저자 인정 여부 논쟁
국제 과학 학술지 네이처와 사이언스가 chatGPT를 논문저자로 인정하지 않는다고 발표했습니다. ( 기사) 뿐만 아니죠... AI가 생성한 글을 탐지하는 모델도 만들어서 공개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그런데 이와는 반대로 학술계 일부에서는 chatGPT가 연구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네요. ( 기사)
교육기관에서 chatGPT 사용 허가 여부 논쟁
미국 일부 주 (예:뉴욕주)에서는 공립학교에서 chatGPT 연결을 차단하도록 했다는 기사가 있었습니다. 흠... MS와 google의 검색에 통합되면 이런 시도가 의미가 없어질테니 의미가 있을까 싶기도 합니다. ( 기사) 이와는 정 반대로 호주에서는 기본은 사용이 불가인데 일부 주 (예:남호주 교육부)에서는 chatGPT의 사용을 허용한다고 발표해서 논쟁거리가 되고 있습니다. ( 기사)
그렇게 대단한 것인가에 대한 논쟁
최근 Twitter에서는 인공지능 분야의 대가이자 현재 메타에서 해당 분야를 연구 중인 얀르쿤 교수의 글이 화제가 되었습니다. 저도 팔로우를 하고 있어서 봤는데요... chatGPT에 대해 사람들이나 미디어가 가지는 과도한 인식에 대한 걱정 같은건데요... 간단히 그 이유를 설명하면 chatGPT는 텍스트 데이터만을 기반으로 하고 있는데 현실세계는 텍스트 뿐만 아니라 음성, 시각정보 등등의 다양한 것으로 이뤄져 있기 때문에 멀티 모달리티(Multi-Modality)를 지원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이 때문에 구글이나 메타 등의 빅테크들은 chatGPT와 유사한 기술을 이미 개발해서 보유하고 있지만 앞서의 한계 때문에 서비스로 출시하지 않고 있는 것이라는 겁니다.
보는 사람의 입장에 따라 상반된 해석을 내놓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이 분야의 구루의 얘기니 새겨 들어야겠지만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 현재 수준의 서비스로도 충분히 괜찮다'입니다. chatGPT는 이미 일반 사람들이 받아들인 서비스로, 기술수준 보다는 서비스 수용도, 활용도의 측면으로 평가를 해야할 것 같기 때문입니다. (관련 글, 관련 영상) |